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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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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IS 전투체계, 함정도 해상에서 ‘업데이트’한다

Naval Group의 SETIS 전투관리체계 화면을 보여주는 해상 전투정보실

4,200톤 넘는 전투함의 핵심은 선체보다 소프트웨어일 수 있다

프랑스의 FDI 호위함은 배수량이 4,200톤을 넘고 길이가 121m에 이르지만, 전투력의 중심에는 의외로 두 개의 이중화 데이터센터가 놓여 있다. 미사일과 레이더만 바라보던 함정이 이제는 AI와 소프트웨어를 품은 거대한 네트워크 단말기로 바뀌는 중이다.

제가 보기엔 Naval Group이 공개한 차세대 SETIS 전투관리체계의 핵심은 AI 자체가 아니다. 진짜 변화는 함정이 정보를 받아 적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여러 함정과 무인체계의 정보를 엮고 소프트웨어로 능력을 계속 바꾸는 플랫폼이 되려 한다는 데 있다.

Naval News는 2026년 10월 12일 공개한 영상에서 Naval Group의 차세대 SETIS를 소개하며 AI 기반 전술 의사결정 지원, 해상에서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무인체계 통합, 사이버 방어를 주요 기능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영상이 완성된 양산형 체계의 전투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시연과 실제 전투 배치는 서로 다른 문턱을 넘는다.

AI는 방아쇠를 당기기보다 전투정보실의 시간을 줄이려 한다

전투관리체계는 레이더, 전자전 장비, 소나, 무인체계, 무장의 정보를 한데 모아 전술상황을 보여주는 함정의 핵심 소프트웨어다. 전투정보실 승조원은 쏟아지는 정보를 바탕으로 탐지·식별·교전 여부를 판단한다. 해상전에서 몇 초가 길게 느껴지는 순간은 대개 좋은 소식이 아니다.

Naval Group이 말하는 AI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 놓고 보면 무장을 알아서 발사하는 자동 전투원이라기보다, 정보를 분류하고 식별을 보조하며 패턴을 분석하고 교전 방안을 추천하는 지원체계에 가깝다. 특정 무기체계의 발사 결심이나 발사를 자동화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저는 이 구분이 반드시 기사에 남아야 한다고 봅니다. AI가 추천하는 것과 AI가 책임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AI가 센서 자료를 정리해 승조원의 인지 부담을 줄이면 함정은 더 빨리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센서 오작동, 편향된 학습 데이터, 적의 기만이 잘못된 분류와 추천으로 이어지면 속도는 장점이 아니라 오판을 증폭하는 장치가 된다. 전투체계에 AI를 얹는 일은 계산기를 하나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판단의 출발점을 바꾸는 일이다.

따라서 인간 승조원의 최종 통제와 검증 절차가 핵심으로 남는다. 함정 지휘관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그렇게 말했다’는 신탁이 아니라, 왜 그런 추천을 내놓았는지 확인하고 거부할 수 있는 체계다. 설명할 수 없는 조언자는 전투정보실에서 꽤 위험한 동료가 될 수 있다.

한 함정의 눈이 아니라 함대 전체의 눈으로 바뀌는 과정

SETIS 3.0은 이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Naval Group은 2023년 프랑스 해군을 위해 해군협동감시 기능을 추가했고, 프랑스 해군은 이를 FREMM과 Horizon급 호위함, 샤를 드골 항공모함에 적용하며 FDI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능은 여러 함정이 가진 센서 원자료를 공유해 전술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2023년 시험에서 Horizon급 호위함의 센서가 먼저 포착한 정보를 FREMM이 활용해 Aster 30 교전 절차를 수행했다는 설명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한 함정이 발견하고 다른 함정이 대응하는 구조다. 해전의 시야가 함정 한 척의 레이더 화면에서 함대 전체의 공동 화면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이 구조에 무인체계가 들어오면 감시의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 Naval Group은 2025년 12월 프랑스 방위조달청과 FREMM 호위함에 CAMCOPTER S-100 무인항공기를 통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FREMM에 제공될 예정인 구성은 두 대의 CAMCOPTER S-100 드론으로 이뤄진 체계 5개다. 목표는 함정의 수평선 너머 감시와 상황인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함정은 단순히 무인기를 싣는 운반선이 아니다. 무인기가 보낸 정보, 함정의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가 만든 정보, 다른 함정의 센서 자료를 전투관리체계가 함께 다뤄야 한다. 연결이 많아질수록 판단에 쓸 정보도 늘지만, 통신 두절과 데이터 지연, 전자전, 적의 기만이 끼어들 자리는 그만큼 많아진다. 네트워크가 촘촘해질수록 끊겼을 때의 설계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함정도 해상에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을까

Naval Group은 FDI를 SETIS 3.0을 중심으로 구축한 디지털·확장형 호위함으로 설명한다. 새로운 능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하면 함정을 새로 짓거나 장기간 정비시설에 묶어두지 않고, 새로운 위협 대응 알고리즘이나 전자전 기능을 추가하려는 방향이다.

민간 독자에게는 스마트폰 업데이트와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전투함의 업데이트 버튼은 휴대전화보다 훨씬 무겁다. 잘못된 소프트웨어가 화면을 잠시 불편하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센서와 무장, 통신의 판단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해상에서 모듈을 배포하려면 시스템 오류와 사이버 공격을 막고, 변경된 기능이 기존 장비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한다. Naval News가 소개한 설명에는 해상에서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개념이 담겼지만, 구체적인 기술 절차와 운용 승인 조건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시스템 재시작이나 장기간 재인증 없이 모든 기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개방형 구조와 잦은 업데이트는 새 기능을 빠르게 들여오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사이버 공격면과 인증 부담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 전투체계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망가뜨리지 않더라도, 데이터에 지연을 만들거나 잘못된 정보를 섞어 넣으면 승조원의 판단을 흔들 수 있다. 전투관리체계에서 사이버 방어는 부록이 아니라 함정의 감각기관을 지키는 방패다.

SETIS의 경쟁력은 연결 숫자보다 책임 구조에서 갈린다

SETIS는 FDI 호위함, FREMM 다목적 호위함, Gowind 초계함 등에 적용돼 왔다. Naval Group은 2024년 자료에서 여러 해군이 선택한 Gowind급 함정이 11척이라고 밝혔다. SETIS 3.0을 주요 수상전투함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방향은 함정별로 따로 놀던 전투체계를 하나의 제품군으로 묶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프랑스 해군과 프랑스 방위조달청 입장에서는 FREMM, Horizon, FDI, 항공모함의 센서 정보를 연계해 고강도 해상전에서 대응 시간을 줄이는 일이 매력적이다. 도입국 해군 역시 새로운 무장과 센서를 기존 함정에 통합하고, 장기간 운용비와 정비 부담을 관리해야 한다. Naval Group은 FDI가 대공·대함·대잠수함·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디지털 호위함이라고 강조하지만, 공개 자료만으로 기존 체계보다 총수명주기 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지점에서 홍보 문구와 작전 현실을 분리해야 한다. 무인체계와 여러 함정의 센서 정보를 통합한다고 해서 항상 전술적 우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이 끊길 수 있고, 전자전으로 자료가 흐려질 수 있으며, 적이 의도적으로 오판을 유도할 수도 있다. 연결된 함대는 강력하지만, 연결에만 의존하는 함대는 연결이 끊긴 순간 계산서를 받는다.

독자에게 이 문제는 먼 바다의 군사기술 뉴스로만 끝나지 않는다. 프랑스와 SETIS 도입국이 국방예산을 함정의 선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무인체계, 사이버보안, 승조원 훈련에 어떻게 배분할지와 이어진다.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미사일과 드론, 무인정 같은 위협에 맞서는 함정과 승조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잘못된 표적 식별은 민간 선박과 항공기에도 위험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화려한 AI 시연 화면이 아니다. AI가 실제 어느 함정에 배치됐는지, 인간 지휘관이 추천을 어떻게 검증하고 거부하는지, 해상 업데이트가 어떤 승인 절차를 거치는지, 사이버 공격과 통신 두절 상황에서 체계가 어떻게 버티는지다. 전투관리체계의 성능은 가장 맑은 날의 시연보다 가장 엉킨 날의 대응에서 드러난다.

Naval Group은 SETIS를 통해 함정을 더 똑똑하게 만들려 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똑똑함은 기능 목록의 길이로 증명되지 않는다. 마지막 판단을 맡은 사람이 시스템을 믿되 맹신하지 않을 때, 비로소 소프트웨어는 전투력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SETIS의 AI가 무장을 자동으로 발사하나요?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는 특정 무기체계의 발사 결심이나 발사를 자동화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AI 기반 자동 분류와 식별 보조, 패턴 분석, 교전 방안 추천 기능이 어느 함정에 실제 배치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SETIS는 어떤 함정에 적용됐나요?

SETIS는 FDI 호위함, FREMM 다목적 호위함, Gowind 초계함 등에 적용돼 왔습니다. SETIS 3.0의 해군협동감시 기능은 FREMM, Horizon급 호위함, 샤를 드골 항공모함에 적용되고 FDI에도 적용될 계획이라고 Naval Group이 밝혔습니다.

해상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실제로 가능한가요?

Naval Group은 FDI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상 배포의 구체적인 기술 절차와 운용 승인 조건, 시스템 재인증 방식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SETIS 3.0의 해군협동감시는 무엇인가요?

여러 함정의 센서 원자료를 공유해 전술상황 파악과 대응 시간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기능입니다. 2023년 시험에서는 Horizon급 호위함의 센서 정보가 FREMM의 Aster 30 교전 절차에 활용됐다고 Naval Group이 설명했습니다.

FREMM에 무인항공기도 통합되나요?

Naval Group은 2025년 12월 프랑스 방위조달청과 FREMM 호위함에 CAMCOPTER S-100 무인항공기를 통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제공 예정 구성은 두 대의 CAMCOPTER S-100 드론으로 이뤄진 체계 5개입니다.

차세대 SETIS는 이미 실전 배치된 완성형인가요?

이번 공개가 완성된 양산형 개량인지, 영상과 시연을 위한 기술 묶음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기능의 실제 전투효과 역시 독립적인 시험 결과로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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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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