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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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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제조 로데오’…드론보다 공급망을 겨눈다

미국 방산 전시회에서 공개된 군용 드론과 제조·공급망을 상징하는 생산시설

작은 드론 한 대가 사실은 ‘날아다니는 공급망’인 이유

소형 공격 드론 한 대는 겉보기엔 단순하다. 하지만 미 육군 대행 장관 애덤 텔의 설명을 빌리면, 그 안에는 배터리와 전자부품, 센서와 통신장비가 얽혀 있다. 드론은 하늘을 날지만, 생산 과정은 공급망이라는 땅 위를 길게 끌고 간다.

미 육군이 2027년 초 ‘제조 로데오(manufacturing rodeo)’를 열겠다고 예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산업체들을 경쟁시키며 공급망을 실제로 압박하고, 어디에서 생산이 끊기는지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름은 서부영화에 가깝지만, 겨누는 대상은 말이 아니라 병목이다.

텔 대행 장관은 2026년 10월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육군협회(AUSA) 연례회의에서 이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행사를 “산업 기반 파트너들 사이의 경주”라고 표현했다. 전쟁이 난 뒤에야 생산라인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평시에 공장과 공급망의 체력을 시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조 로데오’는 무엇을 시험하게 될까

육군이 밝힌 큰 방향은 분명하다. 업계가 공급망을 긴장시키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어느 지점에서 끊어지는지 확인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참가 기업, 평가 기준, 예산, 구체적인 시험 품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이 행사를 특정 드론 생산 경연대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드론이 포함될 가능성은 있지만 탄약, 차량, 부품까지 시험 대상에 들어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생산량을 보는지, 가격과 납기·품질·미국산 원료 비율을 따지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제가 보기엔 이 계획의 핵심은 ‘누가 가장 빨리 많이 만드느냐’보다 ‘누가 막히지 않고 계속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방산 생산은 완제품 하나만 조립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배터리 하나, 화학물질 하나, 전자부품 하나가 빠지면 공장은 멀쩡히 서 있어도 생산은 멈춘다. 공장에 불은 켜져 있는데 물건은 안 나오는, 군수산업판의 꽤 비싼 정적이다.

텔은 육군이 기본형 공격 드론을 수백만 대 규모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We need to be able to make millions of these. It may look simple, but it’s a flying supply chain we don’t control enough of”라고 했다. 여기서 ‘수백만 대’가 특정 기종의 조달 목표인지, 장기적으로 갖추려는 생산능력 구상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드론의 병목은 기체가 아니라 기체 밖에 있다

소형 드론은 민수 제품처럼 보인다. 바로 그 점이 군수품으로서의 난점을 가린다. 대량생산을 하려면 기체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센서, 반도체, 통신장비와 같은 주변 공급망을 함께 안정시켜야 한다. 전장에서 필요한 통신·항법·전자전 대응 능력까지 기본형 기체가 자동으로 갖추는 것도 아니다.

미 육군이 최근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장기전 가능성을 배경으로 탄약 생산 확대와 단일 취약점 해소, 국내 생산능력 확보를 강조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5년 국방수권법 관련 의회 자료는 육군 탄약 생산에서 중국산 전구물질과 단일 공급원 화학물질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드론 생산을 말하다가 탄약과 화학물질 이야기로 넘어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현대 군수품의 겉모습은 달라도 속살은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다.

미 육군은 2025년 공개한 드론 생산 프로그램에서 민간업체들이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제시했다. 민간 제조업의 속도와 혁신을 끌어오려는 접근이다. 텔이 말한 “seamless, frictionless symbiosis”, 즉 육군과 미국 상업 제조업 사이의 매끄러운 공생을 새로운 체계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그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민간 의존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대신 특정 업체나 핵심 부품에 의존하는 새로운 단일 실패 지점이 생길 수 있다. 가격 경쟁을 지나치게 밀어붙이면 품질과 안전, 보안, 장기 유지보수가 뒤로 밀릴 위험도 있다. 로데오에서 말이 빠른 것만으로 우승을 주면, 결승선 뒤에서 고장 난 안장이 문제를 일으킨다.

정부 공장 23곳과 민간업체, 누가 생산의 중심에 서나

미 육군은 민간기업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육군의 유기적 산업기지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창고·조병창·탄약공장 네트워크다. 장비의 제조와 정비, 재생, 전시 동원 능력을 맡는다. 육군은 이 산업기지 23곳을 대상으로 15년 현대화 계획을 추진해 왔다.

현대화 대상에는 시설과 공정, 장비, 인력, 사이버 복원력이 포함된다. 육군은 회계연도 2025년에 유기적 산업기지 현대화에 1 billion dollars를 넘게 투자했다고 밝혔고, 15년 계획 규모는 18 billion dollars를 넘는다. 숫자만 보면 미국이 생산 기반을 장기 과제로 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이 돈이 제조 로데오의 별도 예산인지, 행사 결과가 실제 계약과 생산라인 증설로 이어질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서 육군의 계산법이 드러난다. 정부 운영 시설은 전시 동원과 핵심 정비의 안전판이 되고, 민간업체는 빠른 증산과 상업 제조 역량을 보탠다. 둘을 연결하면 생산 탄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역할과 예산 배분이 불명확하면 경쟁과 협력이 서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는 방산업체만의 사정이 아니다. 생산 확대가 실제로 진행되면 미국 내 공장과 공급업체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군수 수요와 정부 예산에 대한 의존도 함께 커진다. 미 의회와 납세자는 국내 제조능력 확대에 돈을 쓰는 만큼, 경쟁이 실제 비용 절감과 전투 준비태세로 연결되는지 따져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기’가 오히려 가장 어려운 주문일 수 있다

텔은 공급망 현대화와 함께 ‘기본으로 돌아가기’를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육군의 핵심 임무는 토지를 통제하고 확보하는 일이다. 최신 장비의 이름을 줄줄이 나열하는 대신, 전쟁을 지속할 물자와 생산체계를 먼저 갖추자는 메시지다.

이 방향은 현실적이다. 전투부대가 탄약과 드론, 부품을 필요한 시점에 공급받지 못하면 고성능 무기도 창고 속 장식품이 된다. 생산능력은 전투력의 화려한 겉면이 아니라, 전투가 길어질수록 드러나는 바닥 체력에 가깝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제조 로데오를 무기 홍보 행사가 아니라 동원능력 점검으로 읽는 편이 맞다고 봅니다.

다만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준비태세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예산이 이어져야 하고, 숙련 인력과 원자재·전자부품 공급, 품질관리, 운송 능력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 공격 드론을 대량으로 만든다고 해서 통신 보안이나 민간 피해 방지 기준까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행사가 상징적 발표에 그칠지, 실제 조달체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는 세부 규칙에서 갈릴 것이다. 누가 참가하는지, 무엇을 만들고, 얼마에, 얼마나 빨리, 어떤 품질로 납품해야 하는지가 공개돼야 한다. 행사 결과가 계약과 예산 배분으로 이어지는지도 같은 무게로 봐야 한다.

AUSA 2026 연례회의에는 44,000명의 참석자와 750개가 넘는 전시가 예정됐다. 그 거대한 전시장 한복판에서 나온 제조 로데오 구상은 업계에 꽤 선명한 신호를 보냈다. 미국 육군은 이제 ‘좋은 무기’를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수요가 폭증해도 계속 만들 수 있는 산업을 요구하고 있다.

그 요구는 독자의 지갑과 안전에도 닿는다. 미국 내 생산 확대는 납세자의 부담과 방산 일자리, 지역 공장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급망 병목이 줄면 국제 위기 때 탄약과 드론, 부품 부족으로 작전이 지연될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비싼 장비를 대량 구매하는 데 그친다면 생산량은 숫자만 커진다.

그래서 앞으로 볼 것은 로데오의 화려한 이름이 아니다. 첫 번째로 탈락하는 부품이 무엇인지, 그리고 육군이 그 실패를 숨기지 않고 고치는지다. 진짜 경쟁은 경기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도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는지가 최종 기록이다.

자주 묻는 질문

미 육군의 제조 로데오는 언제 열리나요?

애덤 텔 대행 장관은 2027년 초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제조 로데오에는 어떤 기업이 참여하나요?

참가 기업과 공장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민간 방산업체와 산업 기반 파트너들이 경쟁 형태로 참여할 계획이라는 점만 알려졌습니다.

시험 대상은 공격 드론인가요?

텔 대행 장관은 기본형 공격 드론을 수백만 대 규모로 생산할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제조 로데오의 구체적인 품목이 드론으로 확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제조 로데오의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요?

생산량과 가격, 납기, 품질, 미국산 원료 비율 가운데 무엇을 평가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행사 결과가 실제 무기 계약으로 이어지나요?

행사 결과가 조달 계약이나 생산라인 증설로 연결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별도 예산 배정 여부와 기존 유기적 산업기지 현대화 예산과의 관계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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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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