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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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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뉴스

서울 환대주간, 공항에서 남산까지 첫인상을 설계하다

남산 팔각정 일대에서 열린 서울관광 ON 페스타 무대와 관람객

공항에서 받은 노리개 하나가 서울 여행의 첫 장면이 됐다

공항에서 전통 매듭 노리개를 받고 국가유산 무료입장 혜택까지 챙긴다면,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로 시작될까. 서울시는 일본 실버위크부터 한국 추석, 중국 중추절·국경절, 대만 국경절이 이어지는 9월 19일(토)부터 10월 11일(일)까지 23일간 ‘2026 서울환대주간’을 운영했다.

제가 보기엔 이번 행사의 핵심은 공연 몇 편을 더 올렸다는 데 있지 않다.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명동을 거쳐 남산에 머무는 시간까지, 관광객의 이동 경로 자체를 ‘환대의 동선’으로 바꿔보려 했다는 점에 있다. 여행의 첫인상은 대개 거창한 선언보다 길을 잃었을 때 건네받은 안내 한마디, 가격표가 분명한 식당, 줄을 서도 불안하지 않은 행사장에서 만들어진다.

서울은 왜 명동을 넘어 공항부터 손을 내밀었을까

2026 서울환대주간은 기존 명동 중심 운영에서 범위를 넓혔다. 서울관광플라자와 명동은 물론 인천·김포공항, 관광정보센터와 고정식 안내소 등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접점 13개소에서 추석과 서울 관광을 잇는 환대 이벤트가 진행됐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관광정보센터에서는 ‘디스커버서울패스 헤리티지 에디션’을 선착순으로 증정했다. 국가유산 12개소 무료입장과 110여 개 제휴시설 할인 혜택이 담긴 패스다. 서울크루즈는 환대주간 동안 외국인 관광객에게 크루즈 탑승권 20% 할인도 제공했다.

공항은 여행의 출발점이면서 도시의 표정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장소다. 안내가 부족하면 서울은 복잡한 환승지로 남고, 정보와 환영이 맞물리면 다음 목적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관문이 된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이 “서울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여행을 마칠 때까지 곳곳에서 따뜻한 환영과 다채로운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다.

명동역 6번 출구 인근에는 10월 1일(목)부터 8일(목)까지 ‘Seoul Welcome Center’가 운영됐다. 영어·중국어·일본어 관광안내와 통역, K-POP 공연, 럭키드로우가 한자리에 모였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지도 앱을 켜고 번역기를 붙잡는 시간이 줄고, 서울 입장에서는 도시에 들어오는 첫 질문을 현장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생긴 셈이다.

남산에서는 ‘보고 지나가는 곳’보다 오래 머무는 서울을 보여줬다

이번 환대주간의 두 번째 무대는 남산이었다. 서울시와 서울시관광협회는 10월 2일(금)부터 3일(토)까지 남산 팔각정 일대에서 ‘2026 서울관광 ON 페스타’를 열었다. 전통공연과 태권도, K-POP·밴드 공연이 이어졌고, 한글 이름 만들기와 전통놀이, 하회탈 키링 만들기, 컬러링월, 포토존 같은 체험도 마련됐다.

사자놀이와 국악, 태권도 옆에 K-POP과 밴드 공연을 세우는 구성은 서울 관광이 한 장르에만 기대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류의 입구는 K-POP일 수 있지만, 체류를 만드는 것은 직접 해보는 경험일 가능성이 크다. 이름을 한글로 만들어 보고 하회탈 키링을 손에 쥔 관광객은 서울을 ‘사진 찍은 도시’가 아니라 ‘무언가를 해본 도시’로 기억할 수 있다.

2025년 서울관광 ON Festa가 11월 14일 하루 일정으로 열렸던 것과 달리, 2026년 행사는 이틀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남산을 보고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공연과 체험을 즐기며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취지를 밝혔다. 행사 방문객은 관광 전문 매체를 통해 약 5,800여 명으로 보도됐지만, 이 수치가 외국인만을 뜻하는지 시민과 국내 관광객을 포함한 전체 방문객인지, 입장객 수인지 유동인구 추정치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숫자를 박수처럼 소비해서는 곤란하다. 행사가 커졌다는 사실과 행사가 잘됐다는 평가는 같은 문장이 아니다. 방문객 수가 어떤 방식으로 집계됐는지, 행사 뒤 소비와 숙박, 재방문으로 이어졌는지까지 확인돼야 공공 관광행사의 성적표가 비로소 읽힌다.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전에 신뢰부터 지켜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61만 명, 관광 소비액이 1조 707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60만 명, 일본인은 25만 명, 대만인은 20만 명이었다. 숫자만 보면 서울 관광의 회복과 확장은 이미 상당한 속도로 진행 중이다.

다만 이 수치는 9월 19일부터 10월 11일까지 운영된 환대주간 이전의 시장 지표다. 따라서 환대주간이 외국인 방문이나 소비를 직접 늘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본 실버위크, 한국 추석, 중국 중추절·국경절, 대만 국경절이 차례로 이어진 시기에 맞춰 행사를 배치한 만큼 방문 수요가 자연스럽게 커졌을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

오히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행사장 밖이다. 서울시는 관광업계에 과도한 요금과 불공정행위를 예방하고, 공정한 가격과 정직한 거래, 친절한 관광객 응대를 당부했다. 저는 이 부분이 공연보다 오래 남는 환대의 본체라고 봅니다. 무료 공연을 보고도 음식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을 마주하거나, 택시와 숙박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면 서울의 환영은 입구에서 끝난다. 환대라는 단어가 지갑 앞에서 갑자기 사라지면, 그건 환대가 아니라 장식에 가깝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할인과 통역이 실제 여행 비용과 불안감을 줄여줄 수 있다. 시민과 국내 관광객에게는 남산의 무료 공연과 체험이 반가운 주말 일정이 될 수 있지만, 행사 기간 특정 관광지와 대중교통에 인파가 몰리는 부담도 생긴다. 서울시가 주요 현장에 다국어 안내 인력을 배치하고 행사장별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부대 조치가 아니라 행사의 필수 조건이다.

환대의 다음 시험은 ‘몇 명이 왔나’보다 ‘무엇이 달라졌나’다

서울시는 서울관광재단, 서울특별시관광협회와 함께 기관별로 운영해 온 프로그램을 ‘SEOUL WELCOME WEEK’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했다. 공항, 서울컬처라운지, 관광정보센터, 명동 환대부스, 남산 축제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은 것은 행정 입장에서도 메시지가 선명하다. 관광객에게 서울은 부서별 안내판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여행 경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관광재단의 2026 서울관광 트렌드 자료가 제시한 방향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단순 명소 방문보다 콘텐츠 몰입형 경험, 현지인의 일상과 동네 단위 체험, AI 기반 맞춤형 여행, 교통·안전·정보 접근성이 중시되는 흐름이다. 남산의 체험 프로그램과 다국어 안내, 공항의 패스 증정은 각각 따로 떨어진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볼까’에서 ‘어떻게 머물까’로 이동하는 관광 수요에 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렇다고 명동과 남산, 공항에만 지원이 집중돼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특정 거점에 관광객이 몰리면 다른 서울 지역이나 지방 관광으로 효과가 번지지 않을 수 있고, 주민에게는 소음과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가 남을 수 있다. 공공 예산이 들어간 행사라면 운영비와 계약, 안전관리 인력, 다국어 안내 실적, 지역별 소비 변화 같은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질문은 분명하다. 환대주간에 실제로 몇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참여했는가. ‘서울관광 ON 페스타’의 약 5,800여 명은 누구를 센 숫자인가. 디스커버서울패스 헤리티지 에디션은 몇 장이 배포됐고 실제 사용률은 얼마인가. 행사 기간 민원과 안전사고, 바가지요금 적발 건수는 평소와 달랐는가.

조태숙 서울시관광협회 회장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의 첫인상은 관광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은 듣기 좋은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측정 가능한 약속으로 이어져야 한다. 서울의 첫인상을 관리하는 일은 공항에 환영 문구를 세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행이 끝난 뒤 관광객이 어떤 이야기를 남기는지까지 살피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는 이번 서울환대주간을 서울 관광이 ‘보여주는 도시’에서 ‘잘 맞이하는 도시’로 넘어가려는 실험으로 봅니다. 성공 여부는 무대의 크기보다 관광객이 길을 덜 헤매고, 덜 속고, 더 오래 머물렀는지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서울의 진짜 환대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가격표와 안내판, 그리고 사람의 태도에 남아 있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2026 서울환대주간은 언제 운영됐나요?

9월 19일(토)부터 10월 11일(일)까지 23일간 운영됐습니다.

환대 이벤트는 어디에서 열렸나요?

서울관광플라자와 명동, 인천·김포공항 등 관광정보센터와 고정식 안내소 13개소에서 진행됐습니다. 명동역 6번 출구 인근에는 10월 1일(목)부터 8일(목)까지 ‘Seoul Welcome Center’도 운영됐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요?

공항 관광정보센터에서 국가유산 12개소 무료입장과 110여 개 제휴시설 할인 혜택이 담긴 ‘디스커버서울패스 헤리티지 에디션’을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크루즈 20% 할인도 제공됐습니다.

서울관광 ON 페스타에는 외국인만 참여했나요?

약 5,800여 명이 다녀갔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해당 수치가 외국인만을 집계한 것인지 시민과 국내 관광객을 포함한 전체 방문객인지, 집계 방식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환대주간이 서울 관광 소비를 늘렸나요?

행사 기간 관광 소비액이나 숙박일수가 실제로 증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가 밝힌 지난 7월 외국인 관광객 161만 명과 관광 소비액 1조 707억 원은 환대주간 이전의 전체 시장 지표이므로 행사 자체의 효과와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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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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