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6년의 시작과 훼철, 다시 세워진 사우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조용한 고창 역사 여행을 열어 보시는 건 어떠세요?
화동서원은 1796년 세워졌다가 조령으로 훼철된 뒤 1957년 고창군 대산면에 다시 세워졌으며, 광산김씨의 김양감·김인우·김승길·김오행 네 인물을 함께 향사하는 복설 사우입니다.

이름에는 ‘서원’이 붙었지만, 이곳의 중심은 교육보다 제향입니다. 고창의 대표 관광지와는 결이 조금 다르죠. 문중의 역사와 유교 건축을 차분히 살피고 싶은 분이라면 대산면 교동길에서 꽤 묵직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1796년에서 다시 시작된 사우의 시간입니다
화동서원의 출발점은 광산김씨 시조 신라왕자 흥광의 유허에 세운 종사당입니다. 전라남도 담양군 대전면 평장리, 현재 광주광역시 평장동 일대에 1796년 세워 김양감을 봉안하고 향사했습니다.
종사당은 조령에 따라 훼철되었고, 김승길과 김오행을 모시던 장성 경현사도 일제강점기에 사우가 훼철되었습니다. 이후 1957년 현재 위치에 사우를 창건해 네 인물을 함께 모셨습니다. 복건 시점은 자료에 따라 1958년으로도 기록되어 있어, 이곳의 연혁에는 한 해의 차이까지 남아 있습니다.
경내에서는 정문, 강당 정모재, 동재와 서재, 내삼문, 사당 교동사의 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모재는 정면 5칸, 측면 3칸이며 중앙 2칸의 대청과 좌우 방으로 구성되어 있어, 건물 숫자만 읽어도 공간의 질서가 보입니다.
서원보다 사우라는 점이 선명합니다
화동서원의 포인트는 특정 문중 인물을 모시는 사우 성격입니다. 현재 문안공 김양감, 전리판서 김인우, 사은 김승길, 매은 김오행 등 광산김씨 관련 인물 4명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고창향교는 지방 교육기관인 향교이고, 무장향교는 옛 무장현의 향교입니다. 도암서원과 운곡서원도 고창의 서원·유교 유적이지만 배향 인물과 연혁이 다릅니다. 화동서원은 광산김씨 네 인물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또렷합니다.
계산서원과 견주면 위치와 배향 대상의 차이도 분명해집니다. 계산서원은 상하면 검산리에 있고, 화동서원은 대산면에 자리합니다. 같은 유교 문화유산이라도 누구를 기리고 어떤 문중의 기억을 담았는지가 서로 다릅니다.
부모님과 가면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부모님 세대와 함께하는 역사 답사라면 1796년 창건, 조령에 따른 훼철, 장성 경현사와 일제강점기의 훼철, 1957년 현재 위치 창건의 순서로 이야기를 이어 가기 좋습니다. 건물만 보는 답사가 아니라 한 장소가 사라졌다가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함께 읽는 자리입니다.
전통 건축에 관심 있는 성인 방문객에게는 정모재와 서원 배치가 알맞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서원·향교·사우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화동서원은 학교라기보다 인물을 기리는 제향 공간이라는 사실이 작은 역사 수업이 됩니다.
정문에서 교동사까지, 순서가 보입니다
경내에서는 정문에서 강당 정모재와 동재·서재를 먼저 살핀 뒤 내삼문을 지나 사당 교동사로 이어지는 순서가 이해하기 쉽습니다. 전학후묘형 배치를 따라가면 앞쪽의 강학 공간과 뒤쪽의 제향 공간이 어떻게 나뉘는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전통 건축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라면 정모재의 정면 5칸·측면 3칸 구조와 중앙 대청, 좌우 방을 기록해 보세요. 사진을 찍으실 때는 건물 전체와 현판·대청 같은 세부를 나누어 남기면 비교가 쉽습니다. 부모님과 간다면 중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한 번쯤 만들어 드리면 좋겠습니다.
고창 문화유산 답사객이라면 화동서원을 광산김씨 문중의 제향 공간으로 읽어 보세요. 고창읍성과 무장현 관아와 읍성을 함께 묶으면 제향 공간, 성곽, 관아라는 서로 다른 역사 유적의 기능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정모재와 지정유산 표지가 먼저 말을 겁니다
정모재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90호로 2012년 11월 2일 지정되었습니다. 화동서원 자체는 2004년 6월 8일 고창군 향토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강당 한 채와 서원 전체가 서로 다른 지정유산이라는 점이 흥미롭네요.

디지털고창문화대전은 화동서원 관련 문화유산으로 정모재를 별도 표제어로 수록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이름과 기능을 하나씩 짚으며 살피면 짧은 방문도 단순한 건축 구경에서 문중 문화 읽기로 깊어집니다.
대산면의 다른 유산과 이어 보세요
화동서원과 같은 대산면에는 고창 중산리 이팝나무가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인 이 나무를 함께 살피면 한 지역 안에서 문중의 제향 공간과 자연 유산을 이어 볼 수 있습니다.
고창읍성은 성곽·관아 중심의 역사 경관을 보여 주고,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조선시대 지방 행정과 방어 유적을 살피게 합니다. 사우에서 시작해 성곽과 관아로 넓히면 고창의 역사가 한 가지 표정만 가진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주소와 이용 정보는 간단히 챙기세요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대산면 교동길 24입니다. 자가용은 내비게이션에 주소 또는 ‘화동서원’을 입력하면 됩니다.
고창·대산 방면 시외버스 운행 정보는 고창군 관광 안내에 있으나, 화동서원 앞 정류장과 하차 후 도보 경로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용 주차장의 위치·면수·요금도 공개되어 있지 않아 자가용 이용자는 이 점을 일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입장료, 예약 방법, 이용 시간, 휴무일은 공개 자료에 별도 안내가 없습니다. 상시 해설·체험·전시 프로그램도 운영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으며, 문의는 063-560-2943입니다.
화동서원은 일반적인 교육·체험형 관광지보다 광산김씨 인물을 제향하는 유교 문화유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빠르게 많은 것을 소비하기보다, 정모재에서 교동사까지의 배치와 네 인물의 이름을 천천히 읽는 여행이 어울립니다.
방문할 때는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대산면 교동길 24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제향 공간의 성격을 생각해 조용히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