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와 트럭이 전시장을 채운 날, 미군은 전쟁의 조종석을 바꾸려 했다
전시장에 탱크와 트럭이 늘어선 가운데, 미 국방장관은 다음 전쟁의 중심을 자율무기와 로봇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꺼내 든 이름은 Autonomous Warfare Command, 줄여서 AutoWarCom이다.
워싱턴에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회의는 군 지도부와 방산업체, 정책 담당자, 국제 대표단이 모이는 거대한 군사·산업 무대였다. AUSA는 40,000명 이상 참석자와 750개 이상의 전시,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규모만 보면 박람회지만, 이번 무대의 핵심 상품은 진열장 안의 드론이 아니라 드론을 움직일 권한이었다.
저는 이번 발표를 단순한 신무기 홍보로 읽기 어렵다고 봅니다. 헤그세스가 내놓은 구상은 어떤 드론을 살 것인가를 넘어, 누가 개발을 지휘하고 누가 예산을 쥐며 누가 전장 변화에 맞춰 무기를 고칠 것인가를 다시 정하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AutoWarCom은 왜 지금 필요한 조직으로 제시됐나
헤그세스와 미군 고위 관계자들은 자율무기와 로봇 체계를 미군 전반으로 확대하고, 이를 조정할 4성급 통합 지휘부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헤그세스는 자율성, 로봇, 초지능, 우주를 한 묶음으로 언급하며 “You have autonomy. You have robotics. You have SI [super intelligence]. You have space.”라고 말했다.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정찰과 타격, 방어에 폭넓게 사용된 현실이 있다. 값싸고 대량 생산 가능한 무인체계가 전장의 소모품이자 핵심 전력이 됐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얼마나 빨리 고치느냐가 무기 성능만큼 중요해졌다. 전쟁이 업데이트를 기다려주지 않는 시대에, 조달 절차가 업데이트보다 느리다면 값비싼 장비도 결국 구형이 됩니다.
국방부는 이미 움직임을 시작했다. 2026년 7월에는 지상무인차량과 소형 무인항공기, 대부분의 무인수상정을 한 명의 자율체계 담당자 아래 통합하는 DRPM-UxS 직책을 만들었다. 자율·무인체계 담당 Direct Reporting Portfolio Manager는 Project Agincourt라는 무인기술 통합 구상으로 이동했고, 국방자율작업반(DAWG)은 특수작전사령부 내부의 Task Force Autonomous Warfare에 흡수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이 조각들을 맞춰 보면 AutoWarCom은 단순한 구매 부서가 아니다. 여러 군종에 흩어진 자율·로봇 역량을 한데 묶어 개발과 배치를 조정하려는 조직이다. 헤그세스가 방산 플랫폼을 사는 사람은 전투원과 함께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It’s that the folks who acquire it [defense platforms] need to be right there, up with the warfighter at the same time, who understand how to iterate it and change on and innovate on it.”라고 말했다.
새 지휘부가 생기면 드론은 빨라지지만, 권한 다툼도 빨라질 수 있다
국방부는 2027년 10월 1일까지 AutoWarCom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 조직은 의회의 법률과 예산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날짜가 적힌 계획과 실제 출범은 다른 문제입니다. 군 조직 개편에서 달력은 출발선일 뿐이고, 의회 심사는 결승선에 놓인 별도의 경기입니다.
의회가 승인하면 변화의 폭은 적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육군·공군·해군·특수작전사령부가 각자 추진해온 무인체계 사업의 권한과 예산을 어디까지 새 지휘부에 넘길지가 쟁점이 된다. 헤그세스가 2026년 9월 별도 연설에서 장성·제독 20% 감축 목표를 발표한 점까지 함께 놓고 보면, 이번 구상은 무기체계 개편과 지휘구조 슬림화를 한 묶음으로 밀어붙이는 흐름으로 읽힌다.
그러나 조직을 하나로 묶는다고 자동으로 속도가 붙는 것은 아니다. 새 지휘부와 기존 군종 조직의 권한이 겹치면 관료주의가 줄기는커녕 부서 하나가 더 생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션 파넬은 “This is the first time ever (that) all of these positions, all of these leaders, have been on the same panel on the same stage, and that’s because this isn’t bureaucratic business as usual.”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다’는 선언만으로 권한 충돌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방산업계의 셈법도 복잡하다. 대형 업체는 기존 사업과 계약을 지키려 할 것이고, 신생 방산기술 기업은 빠른 소프트웨어와 무인체계 개발 능력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새 조달 체계가 혁신 기업의 문을 열 수도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보안과 시험평가, 군 조달 절차라는 여러 문이 남아 있다. 문을 열겠다는 말과 문턱을 낮추는 일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더 안전한 전쟁’이라는 약속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
국방부가 내세우는 가장 강한 논리는 병력 보호다. 사람이 직접 위험한 정찰과 공격 임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면 미군의 전장 위험은 낮아질 수 있다. 자율체계가 빠르게 표적을 찾고 대응한다면 작전 능력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인화가 곧 비인간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자율무기가 잘못된 표적을 식별하거나 오작동하면 민간인 피해와 책임 소재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인간이 최종 발사 결정을 계속 내리는지, 어느 단계까지 기계에 맡기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휘관과 개발자, 제조업체 가운데 누가 책임지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값싼 드론의 대량 확산은 전쟁을 덜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공격의 문턱을 낮출 수도 있다. 병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전쟁을 더 쉽게 선택하게 만드는 계산으로 변하면, 기술은 안전장치가 아니라 확장 버튼이 된다. 저는 이 대목에서 ‘더 안전한 전쟁’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믿기보다, 누구에게 안전한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AUSA 행사장에서 시위대가 여러 차례 발언을 방해하고, 한 시위자가 폭격과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친 사실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AUSA의 분위기가 미국 사회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율전쟁 구상이 군사 효율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윤리와 대외정책에 대한 반발과 맞닿아 있다는 점은 보여준다. 전시장 안에서는 로봇이 미래였고, 행사장 밖의 구호는 그 미래에 붙은 청구서를 묻고 있었습니다.
수십억 달러의 투자는 누구의 미래를 먼저 바꿀까
국방부가 DAWG 관련 계획에 배정·요청한 규모로 보도된 금액은 nearly $55 billion이다. 다만 이 돈이 정확히 어떤 사업과 기간에 쓰이는지, 그리고 전액이 의회 승인을 받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generational investment’라는 표현은 정책적 강조이지,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는 영수증은 아닙니다.
이 숫자는 독자의 지갑과도 연결된다. 국방 예산은 추상적인 거대 숫자로 보이지만, 결국 연방정부가 무엇에 더 쓰고 무엇을 뒤로 미룰지 정하는 선택이다. 자율무기 투자는 관련 지역의 일자리와 신생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다른 공공 지출과 경쟁하고 정부 의존도를 키울 수도 있다. 군사 뉴스가 어느 순간 예산 뉴스가 되는 이유입니다.
미군 병력에게는 장비가 바뀌는 것 이상으로 훈련과 책임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드론 운용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전장 지휘관이 한 팀처럼 움직여야 하고, 기계가 낸 판단을 검증하는 능력도 작전 역량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현장의 병사가 무엇을 믿고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계획만으로는 AutoWarCom의 최종 조직도와 예산, 병력 규모, 지휘권 범위를 확정할 수 없다. Task Force Autonomous Warfare가 DAWG의 기능과 인력을 어느 범위까지 승계할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AUSA 회의는 완성된 청사진이라기보다, 국방부가 의회와 군종, 방산업계를 향해 ‘이제 자율전쟁을 중심에 놓자’고 던진 강한 신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의회가 AutoWarCom을 승인할지, nearly $55 billion이 어떤 항목으로 쪼개질지, 인간 통제가 실제 작전 규정에 어떻게 남을지다. 저는 이 세 가지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드론의 속도보다 권한과 책임의 속도를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전쟁의 미래를 만드는 것은 기계만이 아니라, 기계가 틀렸을 때 멈춰 세울 사람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AutoWarCom은 언제 출범하나요?
국방부 관련 메모는 2027년 10월 1일까지 지휘부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의회의 법률과 예산 승인이 필요합니다. 최종 출범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AutoWarCom은 어떤 조직인가요?
자율·로봇 역량의 개발과 배치를 여러 군종에 걸쳐 조정하는 4성급 통합 지휘부로 구상되고 있습니다. 최종 조직도와 지휘권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가 말한 nearly $55 billion은 어디에 쓰이나요?
DAWG 관련 계획에 배정·요청된 것으로 보도된 규모이지만, 정확한 사업 항목과 기간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전액이 의회 승인을 받을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자율무기는 인간의 통제 없이 공격하나요?
이번 계획에서 인간이 최종 발사 결정을 계속 내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인간 통제의 범위와 책임 체계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 쟁점입니다.
자율무기 확대가 미군 사상자와 민간인 피해를 줄이나요?
무인체계가 미군 병력의 위험을 낮출 가능성은 있지만, 사상자와 민간인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이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오작동과 잘못된 표적 식별이 발생하면 책임 문제는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워드프레스 추천 PLUGIN
https://store.luxdigest.com
DecoBlocks
https://wpcm.luxdigest.com
LUX Content Migration
https://sohoseo.luxdigest.com
SOHO 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