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고도에서 꽃의 사찰로 – 교토발 나라 하세데라 가는 방법

간사이 여행을 계획할 때 보통 ‘나라(Nara)’라고 하면 사슴이 뛰노는 나라 공원과 동대사(도다이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일본의 고즈넉한 옛 정취와 압도적인 불교 예술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들은 나라 시내에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간 사쿠라이시의 깊은 골목, 하세데라(長谷寺)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모란, 수국, 단풍, 설경이 번갈아 가며 피어나는 ‘꽃의 사찰’이자, 무려 399개의 유서 깊은 지붕 있는 돌계단 회랑(노보리로우)으로 유명한 성지입니다. 이 부분은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교토역을 출발해 이 신비로운 산사로 향하는 여정은 즐거운 기차여행이기도 했습니다.
1. 출발 전 전체 여정 요약 (미리 보기)
교토에서 나라 하세데라까지는 직선거리가 아닌 철로 기준으로 약 65km ~ 7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직통 열차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1~2회의 환승을 거쳐야 하며, 전체 소요 시간은 환승 대기 시간을 포함해 약 1시간 20분에서 1시간 50분 정도를 잡아야 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간사이 지역 사철의 강자인 ‘긴테쓰 전철(Kintetsu Railway)’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JR 패스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한 JR 노선도 존재하지만, 환승 동선과 쾌적함 면에서는 긴테쓰 노선이 훨씬 유리합니다.
2. 교토역에서 하세데라역까지: 대중교통 이동 동선 (상세 코스 2가지)
🚂 코스 A: 가장 추천하는 ‘긴테쓰 전철 전용’ 경로 (쾌적함과 속도 최우선)
- 총 소요 시간: 약 1시간 20분 ~ 1시간 40분
- 총 운임: 일반 급행 이용 시 약 1,140엔 / 특급(Limited Express) 이용 시 약 2,060엔
- 이동 동선 요약: 교토역 ➔ 야마토야기역(환승) ➔ 하세데라역 도착
[교토역 (긴테쓰선)]
↓ (긴테쓰 교토선 특급 또는 급행 탑승 / 약 50분~60분)
[야마토야기역 (大和八木)] *환승역*
↓ (긴테쓰 오사카선 준급 또는 보통 열차 환승 / 약 15분~20분)
[하세데라역 (長谷寺)] 도착
- 교토역 출발: 긴테쓰 교토역으로 가셔서 ‘가시하라진구마에(Kashiharajingu-mae)’행 열차에 탑승합니다.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정해진 좌석에서 편하게 가고 싶다면 ‘긴테쓰 특급(Limited Express)’을 예약하시고, 가성비를 챙기고 싶다면 일반 ‘급행(Express)’ 열차를 타시면 됩니다.
- 야마토야기역 환승: 약 50분가량을 달리다 보면 나라현의 주요 환승 거점인 야마토야기역(Yamato-Yagi)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긴테쓰 오사카선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플랫폼 안내판을 확인하고 ‘하이바라(Haibara)’ 또는 ‘나바리(Nabari)’ 방면으로 가는 보통(Local) 열차나 준급(Semi-Express) 열차로 환승합니다.
- 하세데라역 도착: 야마토야기역을 출발한 열차는 사쿠라이역을 지나 약 15~20분 후에 목적지인 하세데라역(Hasedera Station)에 당신을 내려줄 것입니다.
- 인간적인 팁 💡: 긴테쓰 전철을 이용할 예정이고 당일에 다른 나라 지역(예: 나라 공원이나 가시하라)까지 묶어서 투어할 계획이 있다면, 국내에서 미리 ‘긴테쓰 레일 패스(Kintetsu Rail Pass) 1일권 또는 2일권’을 구매해 가시는 것이 요금을 크게 절약하는 지름길입니다.
🚄 코스 B: JR 패스 소지자를 위한 ‘JR + 긴테쓰’ 혼합 경로
- 총 소요 시간: 약 1시간 40분 ~ 2시간
- 총 운임: 교토~사쿠라이 구간은 JR 패스로 무료 / 사쿠라이~하세데라 구간 긴테쓰 운임 240엔 현장 결제
- 이동 동선 요약: 교토역(JR) ➔ 나라역(환승) ➔ 사쿠라이역(환승) ➔ 하세데라역 도착
[교토역 (JR선)]
↓ (JR 나라선 '미야코지 쾌속' 탑승 / 약 45분)
[JR 나라역] *1차 환승*
↓ (JR 만요 마호로바선 환승 / 약 30분)
[JR 사쿠라이역] *2차 환승*
↓ (긴테쓰 오사카선 매표소로 이동 후 환승 / 약 10분)
[하세데라역 (長谷寺)] 도착
- 교토역에서 나라역으로: JR 교토역에서 JR 나라선 ‘미야코지 쾌속(Miyakoji Rapid)’ 열차를 타고 JR 나라역으로 이동합니다 (약 45분 소요). 로컬 열차를 타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니 주의하세요.
- 사쿠라이역으로 이동: JR 나라역에 내려서 고대 일본의 정취가 남아있는 ‘JR 만요 마호로바선(Manyo Mahoroba Line)’으로 환승하여 사쿠라이(Sakurai)역으로 향합니다 (약 30분 소요).
- 마지막 환승: JR 사쿠라이역에 내린 뒤, 긴테쓰 전철 매표소 구역으로 이동합니다 (두 역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하세데라역까지 가는 긴테쓰 오사카선 1회용 티켓(240엔)을 끊거나 교통카드를 태그한 뒤 한 정거장(약 10분)만 이동하면 하세데라역에 닿습니다.
3. 하세데라역에서 사찰 정문까지: 옛 정취가 가득한 도보 동선 (거리 약 1.3km)
하세데라역은 고요하고 소박한 시골 마을의 작은 간이역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역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가슴이 뻥 뚫리는 시골 냄새와 산바람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 이동 거리: 약 1.3km
- 소요 시간: 성인 걸음으로 도보 약 20분 ~ 30분
- 가는 방법 및 풍경 설명:
역사 밖으로 나오면 표지판이 아주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 다만, 역이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을 아래쪽으로 다소 가파른 내리막길이나 돌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돌아올 때는 반대로 이 길이 오르막길이 되므로 체력을 조금 안배해 두셔야 합니다!)
- 계단을 내려와 하세강(Hase River)을 가로지르는 아담한 다리를 건너면, 옛날 에도 시대나 메이지 시대로 타임슬립을 한 듯한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들이 양옆으로 조용히 늘어선 ‘참도(사찰로 향하는 진입로)’를 만나게 됩니다.
- 이 골목길은 하세데라 여정의 또 다른 묘미입니다. 나라현의 특산물인 ‘쿠사모치(쑥떡)’를 화로에 구워 파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정갈한 로컬 소바 가게, 전통 절임 반찬(츠케모노)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 노부부가 운영하는 떡집에 들러 갓 구운 따끈한 쑥떡 하나를 입에 물고 걷다 보면, 저 멀리 웅장하게 서 있는 하세데라의 정문인 ‘인왕문(니오몬)’이 눈앞에 웅장하게 나타납니다.
4. 하세데라 내부 추천 관람 동선: 399개의 계단과 영혼을 울리는 관음상
사찰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료(성인 500엔)를 내고 안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하세데라의 입체적인 상단 동선이 시작됩니다. 하세데라는 거대한 가시하라 산자락의 가파른 경사면에 지어졌기 때문에 무조건 계단을 올라야 하는 구조입니다.
[인왕문 (니오몬 /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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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리로우 (登廊)] - 399개의 지붕 있는 돌계단 회랑 (본 관람 동선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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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국보)] - 12미터 십일면관음보살상 친견 및 본당 무대(Stage)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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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탑 (고주노토)] - 일본 전후 최초로 세워진 아름다운 목조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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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로 및 정원] - 계절별 꽃과 연못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내려오는 동선
⛩️ 핵심 동선 1: 영혼을 정화하는 399개의 계단, ‘노보리로우(登廊)‘

인왕문을 통과하자마자 이 사찰의 상징인 노보리로우(登廊)가 길게 뻗어 있습니다. 나지막한 돌계단 위로 고풍스러운 기와지붕이 덮여 있고, 양옆은 탁 트인 기둥 구조로 되어 있어 사계절의 자연을 고스란히 투영하는 아름다운 회랑입니다.
- 상단, 중단, 하단 총 3개 구간으로 나뉘며 계단의 총개수는 399개입니다.
- 이곳이 특별한 이유 🌸: 계단 자체가 가파르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특히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되면 이 회랑 양옆으로 수천 송이의 모란(Peony)이 만개하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 6월에는 수국이,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기와지붕 사이로 스며들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듭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며 나무와 이끼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걸어 올라가 보세요.
🏯 핵심 동선 2: 국보로 지정된 ‘본당’과 일본 최대의 ‘십일면관음보살상’
399개의 계단을 모두 오르면 마침내 산꼭대기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본당(대웅전, 국보)에 닿게 됩니다.
-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 🌟: 본당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면,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거대한 십일면관음보살상이 서 계십니다. 높이가 무려 10.18미터(기단부 포함 약 12미터)에 달하는 일본에서 가장 큰 목조 불상입니다. 어두컴컴한 불단 속에서 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관음상의 자애롭고 준엄한 표정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음 깊은 곳에서 묵직한 감동과 평온함이 밀려옵니다. 특정 시기(봄, 가을)에는 특별 배관 기간이 있어, 관음상의 발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기도를 올릴 수 있는 평생 잊지 못할 기회도 주어집니다.

- 자연을 품은 무대(Stage): 본당 앞쪽은 교토의 청수사(키요미즈데라)처럼 절벽 위로 나무 기둥을 세워 만든 탁 트인 ‘부타이(무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무대 가장자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하세가와 마을의 전경과 건너편 산자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봄에는 벚꽃 융단이, 가을에는 불타는 듯한 단풍 절경이 발밑으로 펼쳐지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꼭 이 부분을 살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다만 조금 기울어져 있어 불안함을 느끼게 되긴 합니다.
🌲 핵심 동선 3: 초록 속에 우뚝 솟은 ‘오중탑(五重塔)’
본당에서 나와 좌측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울창한 삼나무 숲 사이로 붉은빛이 선명한 오중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최초로 건축된 오중탑으로, 주변의 고목들과 대비되는 강렬하고 정갈한 미를 뽐냅니다. 탑 주변의 고요한 산길을 걸으며 사찰의 전체적인 기운을 몸으로 느껴보세요.
제가 방문했을떄는 보수중이라 차단막으로 가려주어서 보질 못했습니다.
5. 나라 하세데라 방문자를 위한 실전 여행 팁 요약

- 관람 소요 시간: 교토에서 왕복 이동 시간만 약 3~4시간이 걸리며, 사찰 내부와 참도 마을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데 최소 2시간에서 3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꼬박 반나절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여정이므로 아침 일찍 교토역에서 출발하시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 의상과 신발 👟: 역에서 사찰까지 걸어가는 길도 경사가 있고, 사찰 내부는 399개의 돌계단과 산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두나 불편한 스니커즈는 여행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으니, 무조건 쿠션감이 좋은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세요.
- 운영 시간 안내: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미세하게 다릅니다.
- 4월 ~ 9월: 08:30 ~ 17:00
- 10월, 11월, 3월: 09:00 ~ 17:00
- 12월 ~ 2월: 09:00 ~ 16:30
마감 30분 전에는 입장이 제한되니 시계를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 식사 팁 🥢: 하세데라 정문 앞 골목(참도)에는 수백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요정이나 소바 집들이 많습니다. 특히 나라현의 전통 음식인 감나무 잎으로 싼 초밥 ‘카키노하즈시’나 따뜻한 ‘뉴멘(소면 요리)’을 점심 메뉴로 즐겨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6. 에필로그: 고즈넉한 여유가 주는 선물

도쿄 인근의 가마쿠라 하세데라가 바다를 품은 화려하고 활기찬 느낌이라면, 이곳 나라현의 총본산 하세데라는 깊은 산속에 폭 안겨 있는, 시간이 멈춘 듯한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아지트 같은 곳입니다.
교토에서 기차를 타고 환승을 하며 찾아가는 과정이 아주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역에서 내려 조용한 시골길을 걷고, 399개의 회랑을 지나 거대한 관음상과 마주하는 순간 “아, 정말 오길 잘했다”라는 깊은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복잡한 도심의 관광지에 지치셨다면, 이번에는 부디 나라의 깊은 산사가 주는 고요함과 평온함 속에서 온전한 치유의 시간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정이 안전하고 행복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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