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으로 뜨고 활주로에도 내리는 전투 드론, 독일 하늘에 나타났다
활주로가 없어도 로켓으로 떠오르고, 필요하면 다시 활주로에 내릴 수 있는 전투 드론이 유럽 하늘에서 처음 비행했다. 길이 9.1m의 U740 발키리는 최대 Mach 0.8로 날았지만, 아직 유로파이터와 나란히 싸우거나 무장을 실제로 사용한 단계는 아니다.
에어버스와 크라토스는 2026년 10월 12일 북유럽의 공개되지 않은 시험시설에서 U740 발키리의 유럽 첫 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험에는 로켓 보조 이륙, 여러 고도에서의 기동, 최대 Mach 0.8 비행, 비행 중 임무 조정이 포함됐고, 에어버스는 모든 시험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먼저 선을 그어야 한다. 이번 비행은 XQ-58A 발키리의 세계 최초 비행이 아니다. 미국산 XQ-58A가 처음 날아오른 시점은 2019년이다. 이번에 유럽 하늘을 가른 것은 그 기체에 에어버스의 유럽식 임무체계 MARS를 결합한 U740이다. 이름은 새롭지만, 뼈대는 이미 검증된 기체에 가깝다.
미국산 기체에 유럽의 ‘두뇌’를 얹는 이유는 무엇일까
U740의 핵심은 기체보다 그 위에 올라가는 통제권이다. 에어버스는 MARS를 소프트웨어, 임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시스템 하드웨어에 대한 독일과 유럽의 통제권을 제공하는 임무체계로 설명한다. 쉽게 말해 미국산 몸체에 유럽식 두뇌를 얹겠다는 구상이다.
이 조합은 유럽 방산이 오랫동안 붙잡아온 질문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직접 만들면 주권은 선명해지지만 시간과 비용이 늘어난다. 반대로 이미 날아본 미국산 플랫폼을 가져오면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부품 공급과 수출통제, 기체 개조 권한까지 유럽이 마음대로 쥘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저는 이 대목이 U740 사업의 진짜 승부처라고 봅니다. 기체를 유럽에서 조립하느냐보다, 전쟁터에서 무엇을 누구의 승인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더 본질적이기 때문입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MARS에는 여러 유·무인 플랫폼에 분산될 수 있고 임무 집단을 조정하는 AI 지원 소프트웨어인 MindShare가 포함된다. U740은 유인 전투기 유로파이터의 지휘를 받거나 독자적으로 작전하는 무인 협동전투기, 이른바 UCCA로 제시됐다. 다만 이번 첫 비행에서 MARS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탑재·운용됐는지, 유로파이터와의 협동비행이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차이는 작지 않다. ‘비행했다’와 ‘전투체계로 작전했다’ 사이에는 무장 통합, 센서 운용, 통신 보안, 데이터링크 교란 대응, 유인기와의 협동, 반복 출격이라는 긴 계단이 놓여 있다. 첫 비행 성공은 출발선 통과이지 결승 테이프가 아니다. 방산 홍보 문구가 가끔 결승선부터 그려놓는 버릇이 있지만, 하늘은 보도자료보다 냉정하다.
2029년 전력화 목표, 계약서에 찍힌 날짜는 아니다
에어버스와 크라토스는 U740과 MARS를 결합한 작전 가능한 무인 협동전투기 체계를 2029년까지 독일 공군에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어버스 방산·우주 부문 최고경영자 마이크 쇨혼은 복잡하고 경쟁적인 위협 환경에서 공군에 “affordable combat mass”, 즉 감당 가능한 비용의 전투 물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사업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유인 전투기는 고가이고 조종사의 생명까지 걸린다. 그렇다면 위험한 방공망 지역에 먼저 들어가거나, 적의 대응을 끌어내거나, 유인기를 보조하는 임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인기가 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U740의 최대이륙중량은 approximately three tonnes, 항속거리는 에어버스 제시 기준 exceeding 5,000 kilometres, 운용 상한 고도는 45,000 feet다. 숫자만 보면 장거리·고고도 임무를 겨냥한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2029년은 독일 정부가 구매를 확정한 납기일이 아니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기업이 제시한 작전 가능 목표다. 독일 공군이 몇 대를 필요로 하는지, 총사업비가 얼마인지, 계약이 언제 체결되는지는 공개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저는 이 점을 기사에서 가장 크게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9년 배치’라는 문장이 ‘독일이 2029년까지 도입한다’로 둔갑하는 순간, 계획은 사실처럼 포장되고 독자는 광고와 보도를 구별하기 어려워집니다.
크라토스의 에릭 드마르코 최고경영자는 이번 비행을 “an amazing success”라고 평가했다. 첫 비행에는 보통 배움의 기회가 많지만, 발키리 체계의 성숙도와 에어버스·크라토스 팀의 통합 수준 덕분에 성공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반가운 결과다. 다만 군 조달의 언어로 번역하면, 이제부터 배워야 할 항목이 줄었다기보다 무엇을 더 입증해야 하는지가 선명해졌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독일은 이미 드론을 갖고 있다, 그런데 왜 또 필요한가
독일 연방군이 무인체계를 처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지금까지 정찰 중심의 무인체계를 운용해 왔고, 2025년 9월 의회는 기존 임대분 5대에 더해 German Heron TP 3대의 구매를 승인했다. 독일은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하는 Eurodrone 7개 시스템도 주문했다. 각 시스템은 무인기 3대와 지상통제소 2대로 구성된다.
그러나 Heron TP와 Eurodrone은 U740과 같은 제트 추진 무인 협동전투기가 아니다. 정찰·감시와 중고도 장기체공 임무에 무게가 실린 체계와, 유로파이터를 보조하거나 고위험 전투 임무를 맡을 수 있는 CCA는 역할이 다르다. 독일이 드론을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드론을 어떤 전장에 배치할 것이냐의 문제로 넘어가는 셈이다.
독일 국방부는 2026년 10월 기자회견에서 2027년부터 육군에 무인체계 관련 드론연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종과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발표를 U740 도입 확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육군 드론연대 창설 계획과 공군 CCA 사업은 서로 맞닿을 수는 있어도 같은 사업이라는 근거는 없다.
독일의 CCA 후보 경쟁에는 U740만 있는 것도 아니다. 보잉과 라인메탈은 MQ-28 Ghost Bat을 기반으로 독일의 CCA 능력을 구축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한쪽은 미국산 발키리에 유럽 임무체계를 결합하고, 다른 한쪽은 다른 산업·기술 경로를 내세운다. 독일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하늘을 나는 기체가 아니라 자국 산업이 임무 소프트웨어, 센서, 무장, 통신체계 통합에 얼마나 깊게 들어갈 수 있는지까지 포함한 패키지일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주권은 소프트웨어 화면에서 끝나지 않는다
U740이 채택되면 독일은 미국 공급자 의존을 일부 줄이고 유럽산 임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통합할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독일 방산·전자업계에는 일자리와 기술투자 기회가 될 수 있고, 독일 공군에는 유인 전투기의 위험을 낮추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 독일 납세자 입장에서는 여기서 계산기가 등장한다. 기체 가격만이 아니라 센서, 무장, 통신, 정비, 훈련, 소프트웨어 변경 비용까지 따라붙기 때문이다.
미국산 기체에 유럽산 임무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은 신속성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 에어버스의 마르코 굼브레히트 독일 주요고객 담당자는 독일과 유럽이 시급히 필요로 하는 것은 검증된 비행 무인전투기와 주권적 유럽 임무체계이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데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로 그 말 속에 사업의 매력과 약점이 함께 들어 있다. 빨리 얻을 수 있지만, 완전히 내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유럽의 통제권’이 법적·기술적으로 어느 수준인지가 관건이다.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수 있는가. 임무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 미국산 부품의 공급이 막힐 때 운용을 계속할 수 있는가. 기체 개조와 무장 통합에 별도 승인이 필요한가.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이 질문들에 충분한 답이 나와 있지 않다.
로켓 보조 발사 역시 멋진 장면만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활주로 의존도를 낮추면 공군기지가 공격받거나 활주로가 손상된 상황에서 작전 지속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발사장비, 안전구역, 재보급, 회수와 정비 체계가 새로 필요하다. 활주로를 줄였더니 지원장비 목록이 늘어나는, 군사기술 특유의 얄궂은 계산이다.
독자에게 중요한 것은 ‘전투 드론이 떴다’ 다음이다
이 사업은 먼 나라의 방산 신제품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U740이 실제로 채택되면 독일의 국방비와 조달 우선순위가 바뀌고, 유럽 방산업체의 일자리와 기술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인기가 유인 전투기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임무를 맡으면 조종사 위험은 줄어들 수 있지만, 통신이 끊기거나 오인식이 발생했을 때 누가 공격 결정을 내렸는지 묻는 문제는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유로파이터가 U740을 어떻게 지휘할지, 통신 두절 때 어떤 방식으로 행동할지, 자율 판단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앞으로 공개돼야 한다. ‘무인’은 ‘책임 없음’과 같은 말이 아니다. 버튼을 누른 사람, 작전 규칙을 설계한 사람, 소프트웨어를 승인한 기관 사이에서 책임의 선을 흐리면 기술은 전장을 단순화하는 대신 법과 윤리를 안개 속에 밀어 넣을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유럽 첫 비행을 성과이면서 동시에 질문의 시작으로 봅니다. U740은 9.1m 길이의 제트 무인기이고, 최대 Mach 0.8로 날았으며, 에어버스가 제시한 항속거리와 고도 성능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독일이 사야 할 이유를 입증하려면, 다음 시험에서 유인기 협동, 무장 운용, 센서와 데이터링크, 통신 두절 대응, 반복 출격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독일이 고르게 될 것은 단순한 기체가 아니다. 위기 때 누구의 허가 없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얼마를 내고 얼마나 오래 운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계가 위험한 결정을 내릴 때 인간이 어디에 서 있을지를 함께 고르는 일이다. U740의 다음 비행에서 지켜볼 것은 속도계보다 그 통제권의 경계선이다.
자주 묻는 질문
U740은 독일 공군에 도입이 확정됐나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에어버스와 크라토스가 독일 공군에 2029년까지 작전 가능한 체계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독일 정부의 구매 계약과 예산 승인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U740은 XQ-58A 발키리와 같은 기체인가요?
U740은 크라토스의 미국산 XQ-58A 발키리 기체에 에어버스의 MARS 임무체계를 결합한 기종이다. XQ-58A 자체는 2019년 미국에서 첫 비행을 했다.
이번 첫 비행에서 유로파이터와 협동작전을 했나요?
그런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는 여러 고도에서의 기동과 비행 중 임무 조정 등이 포함됐지만, 유로파이터와의 협동비행이 이뤄졌다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U740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나요?
XQ-58A는 내부 무장창과 날개 하부 장착점을 갖춘 저비용 전술 무인기로 소개돼 왔다. 다만 이번 유럽 첫 비행에서 무장 투하가 이뤄졌다는 근거는 없다.
2029년은 독일의 확정 납기인가요?
아니다. 2029년은 에어버스와 크라토스가 제시한 사업 목표다. 독일 정부가 확정한 계약상 납기나 전력화 일정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U740과 MQ-28 Ghost Bat은 경쟁 관계인가요?
그렇다. 독일의 CCA 후보 경쟁에는 U740 외에도 보잉과 라인메탈이 제안한 MQ-28 Ghost Bat 기반 방안이 공개적으로 등장해 있다. 두 사업은 서로 다른 산업·기술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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