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골도토리막국수 부산대점, 물막국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씻어내다

부산대 앞을 지나다가 문득 시원한 국수 생각이 간절해지는 날이 있다. 그날이 딱 그랬다.
도토리막국수라는 이름 자체가 낯설면서도 끌렸다.
메밀 막국수는 익숙한데, 도토리로 면을 뽑는다는 건 처음 들어봐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도토리면이라는 낯선 반가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가 나란히 있었다.
망설임 없이 물막국수를 시켰다. 더운 날엔 역시 자극적인 양념보다 시원한 육수가 먼저 생각나는 법이다.
기다리는 동안 도토리로 면을 뽑는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메밀면은 툭툭 끊기는 맛이 매력인데, 도토리면은 또 어떨까 싶었다.
물막국수, 한 젓가락





드디어 그릇이 나왔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숟갈 떠먹자마자 속이 확 풀리는 시원함이 몰려왔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는 육수였다.
면을 건져 올려보니 도토리면 특유의 매끈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바로 느껴졌다.

메밀면보다 훨씬 쫄깃하고 탄력이 있어서, 씹는 재미가 확실히 달랐다.
색깔도 은은한 갈색빛이 도는 게, 도토리로 만들었다는 걸 눈으로도 알 수 있었다.
면과 육수의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도토리 특유의 구수한 향이 육수의 시원함과 겹치면서, 입안에서 계속 다음 젓가락을 부르는 맛이었다.
식초와 겨자가 테이블에 놓여 있어서 취향껏 넣어 먹을 수 있었는데, 나는 식초를 살짝 둘러 새콤함을 더하니 더위가 완전히 가시는 기분이었다.
주차는 ?
가게 바로옆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한 대여섯대 정도는 무리없이 주차할 규모로 보인다. 이곳이 지대가 높고 주택가와 상가가 혼재되어 있는 공간이다보니 주차가 쉽지 않은데 이를 감안한듯 주차장을 잘 구비해 두었다.
식사를 마무리하며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속이 개운했다.
사실 중국집에서도 냉면을 선보이고 고기집에서도 냉면을 후식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그 냉면을 먹을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구색에 내가 젓가락을 들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다.
제대로 냉면의 맛을 느낄 수가 없다는 뜻이다.
막국수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된 국물과 면을 만드는 곳이 드물다. 단지 이름만 막국수인 곳들이 많다.
돈도 아깝기도 하지만 그 한끼의 식사에 대해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느낌도 들기에 기분은 좋지않다.
하지만 이 집은 그런면에서 스스로를 칭찬하게 된다. 잘왔다 여기 좋네…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도토리막국수라는 게 단순히 메밀막국수의 변주가 아니라, 그 나름의 개성이 확실한 음식이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느꼈다.
더운 날 시원한 한 끼가 필요할 때, 물막국수 하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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