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폭격기 12대, RAF 페어퍼드서 긴급 철수
미국 공군의 B-1B 폭격기 12대가 영국 글로스터셔의 RAF 페어퍼드 기지에서 지난 10월 4일 미국 내 기지로 이동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과 연계된 드론 공격 가능성을 담은 정보가 철수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제가 보기엔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지 재배치가 아니다. 폭격기는 전쟁의 도구이지만, 동시에 상대가 가장 먼저 노리는 값비싼 표적이기도 하다. 미군이 폭격기와 승무원을 한꺼번에 빼냈다는 사실은 위협을 가볍게 보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철수의 직접 배경은 이란 연계 공격 우려
AP통신과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RAF 페어퍼드에 있던 B-1B 폭격기 전부를 미국 내 본토 기지로 돌려보냈다. 일부 항공기와 승무원은 공중급유 지원이 준비되는 동안에도 먼저 출발할 만큼 이동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9월 27일 RAF 페어퍼드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에 이란이 관여했다는 판단을 10월 12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영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는 이란이 해외에서 비밀 네트워크와 대리 세력을 활용해 적대적 활동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대목에서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이란의 관여에 대한 정부 차원의 판단과 실제 드론 공격이 실행됐다는 주장은 서로 다르다. 제가 기사를 쓸 때 가장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간극이다. 정보는 경보를 울릴 수 있지만, 경보음 자체가 공격의 증거는 아니다.
B-1B 폭격기는 왜 중요한가
미 공군에 따르면 B-1B 랜서는 장거리 다목적 중폭격기로, 최대 약 7만5천 파운드의 재래식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해수면 기준 마하 1.2 수준이며, 장거리 비행과 대량의 정밀무기 운용 능력을 함께 갖췄다.
이 폭격기는 핵무기를 운용하는 임무에서 벗어나 현재는 재래식 타격 전력으로 사용된다. 속도와 탑재량을 동시에 확보한 기체라는 점에서, 작전 지휘부에는 긴 팔과 큰 주머니를 한 몸에 가진 전력으로 평가된다. 표현은 가볍지만, 그 주머니 안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26년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인 ‘Operation Epic Fury’에서도 RAF 페어퍼드는 폭격기 전개 거점으로 활용됐다. 이 기지에서 B-1B와 B-52 폭격기들이 운용되면서 페어퍼드는 단순한 유럽 주둔지가 아니라 이란을 겨냥한 작전의 전진기지 성격을 띠게 됐다.
기지 철수가 보여주는 새로운 전장
이번 사건의 핵심은 폭격기의 공격력이 아니라 취약성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략 자산이 저가 드론이나 내부 협조를 이용한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군사기지의 방어 개념도 활주로와 격납고만 지키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러시아 본토의 폭격기 기지를 겨냥한 드론 공격 사례가 보여줬듯이, 값비싼 항공기를 반드시 값비싼 무기로만 공격할 필요는 없다. 전쟁은 종종 가장 비싼 장비를 가장 싼 방식으로 곤란하게 만든다. 이 불편한 계산법이 이번 B-1B 철수의 배경에 놓여 있다.
제가 보기엔 미국은 이번 철수로 억지력과 방호 사이의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폭격기를 현장에 두는 것은 이란에 강한 신호를 보내지만, 공격받기 쉬운 상태로 방치하면 그 신호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살아남은 전력만이 다음 명령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은 더 복잡해졌다
B-1B의 이동은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실제 작전 변수로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다. 동시에 영국 영토에 있는 미군 시설이 중동 분쟁의 직접적인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드러냈다.
그렇다고 이번 철수를 곧바로 미국의 작전 후퇴나 이란의 승리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 폭격기는 본토에서도 장거리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다른 기지와 공중급유 전력을 활용해 작전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군사적 움직임은 체스판의 말을 치우는 일과 비슷하지만, 말이 사라졌다고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세 가지다. 이란 연계 위협에 대한 영국의 추가 수사 결과, 미국이 RAF 페어퍼드에 폭격기를 다시 배치할지 여부, 그리고 이란이 이번 철수를 어떻게 선전과 군사 계산에 활용할지다.
결론적으로 B-1B 폭격기의 긴급 철수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정보전·기지방호·대이란 억지전략이 한꺼번에 얽힌 사건이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누가 더 강한 무기를 가졌는가’에서 ‘그 무기를 어디까지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B-1B 폭격기는 왜 RAF 페어퍼드에서 철수했나요?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과 연계된 드론 공격 가능성을 담은 정보가 확보되면서 폭격기 12대를 미국 내 기지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Q. B-1B 폭격기는 어떤 임무를 수행하나요?
B-1B는 장거리 비행과 대규모 재래식 무장 운용이 가능한 다목적 중폭격기입니다. 정밀타격, 장거리 공격, 전력 과시와 억지 임무에 활용됩니다.
Q. RAF 페어퍼드는 어떤 기지인가요?
RAF 페어퍼드는 영국 글로스터셔에 있는 공군기지로, 미국 공군의 대형 폭격기 전개와 훈련을 지원해온 유럽 내 주요 거점입니다.
Q. 영국은 이란의 관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나요?
영국 정부는 2026년 10월 12일 발표에서 2026년 9월 27일 RAF 페어퍼드 관련 사건에 이란이 관여했다는 판단을 밝혔습니다.
Q. B-1B 폭격기 철수가 미국의 작전 후퇴를 뜻하나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폭격기는 미국 본토나 다른 거점에서도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이번 조치는 작전 중단보다는 위협 회피와 전력 보존에 가까운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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