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군사 AI, 성능 경쟁보다 어려운 것은 상호운용성
미국과 한국, 일본이 국방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을 확대하면서 동맹 간 군사 AI 상호운용성이 새로운 안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은 각국이 같은 AI를 쓰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데이터와 지휘체계, 운용 규칙을 사용하는 AI가 연합작전에서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공개된 정책 자료를 보면 세 나라는 모두 AI를 감시·정찰, 지휘결심 지원, 무인체계 운용, 정보 분석 등에 활용하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작전 알고리즘이나 전투체계의 성능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아, 현재의 쟁점은 개별 시스템의 우열보다 연합 운용을 위한 데이터와 절차의 연결에 맞춰져 있다.
미국, AI 도입과 책임 있는 운용을 병행
미국 국방부는 2023년 데이터·분석·인공지능 도입 전략을 내놓고 AI를 군사적 의사결정과 작전 전반에 활용하기 위한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책임 있는 AI 전략·이행 경로에서는 개발부터 시험, 조달, 배치, 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안전성·책임성·신뢰성을 확보하는 접근을 강조했다.
미국의 과제는 기술을 빠르게 전력화하는 동시에 동맹국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유하는 데 있다. 국가별 보안등급과 데이터 접근권한이 다른 상황에서는 AI 모델 자체보다 데이터 형식, 검증 절차, 결과를 설명하고 기록하는 체계가 연합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한국, 국방혁신 4.0에서 AI·무인체계 연계 추진
한국 국방부는 국방혁신 4.0을 통해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체계와 유무인복합전투체계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AI 적용은 감시·정찰 분야에서 시작해 반자율 무인체계와 지휘통제 지원체계로 확대되는 단계적 접근을 전제로 한다.
한국군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전장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표준화하고, 군종과 무기체계 사이에서 이를 안전하게 공유하는 일이다. 특히 한·미 연합작전에서는 한국의 작전환경과 북한 관련 정보가 미국의 연합 지휘·정보체계와 연결돼야 하므로 데이터 분류, 통신 지연, 보안정책의 차이를 줄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일본, AI 정책을 방위력과 사이버 인력 강화에 연결
일본 방위성은 2024년 AI 활용 추진 기본방침과 사이버 인력 종합전략을 마련했다. 일본 정부는 AI를 방위력 강화에 활용하는 한편, 새로운 전쟁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인력과 사이버 역량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AI 활용은 해양·공중 감시와 정보 분석 등 자국의 방위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의 데이터 구조와 운용 규칙이 미국 또는 한국과 다를 경우, 같은 센서 정보를 놓고도 위협 우선순위와 대응 권고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동맹국 간에는 모델의 통합뿐 아니라 판단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와 신뢰도까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상호운용성의 핵심은 AI 모델보다 데이터와 지휘체계
군사 AI의 상호운용성은 단순히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문제가 아니다. 첫째는 데이터 표준이다. 센서 정보의 형식과 시간 기록, 위치 정보, 위협 분류 기준이 다르면 각국의 AI는 같은 대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는 지휘통제 체계와 인간의 개입 기준이다. AI가 제시한 권고를 어느 수준에서 검토하고 누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지, 잘못된 판단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어떻게 추적할지에 대한 절차가 국가별로 다르면 연합작전의 속도와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셋째는 보안과 사이버 방어다.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는 적대적 입력, 데이터 변조, 공급망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동맹국은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각국의 민감한 작전정보와 기술 주권을 보호해야 하는 상충된 요구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나토가 제시한 해법, 공통 원칙과 시험·검증
나토는 2024년 개정 인공지능 전략에서 동맹 전반의 AI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 확대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합법성, 책임성, 설명 가능성, 신뢰성, 통제 가능성 등을 포함한 책임 있는 AI 원칙을 동맹의 공통 기반으로 삼고 있다.
2025년 공개된 나토 데이터 전략은 공통 표준에 따른 정보 수집·저장·유통과 AI·머신러닝 모델 협업을 강조했다. 이는 각국이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식보다, 국가별 시스템이 공통된 데이터 공간과 보안 규칙 안에서 협력하도록 만드는 접근에 가깝다.
실행 단계에서는 연합훈련과 AI 시험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 운용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데이터 품질, 통신 장애, 사이버 공격, 모델 편향, 인간의 승인 절차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문서상 호환성이 아니라 작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상호운용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동아시아 동맹의 다음 과제
미국·한국·일본의 군사 AI 협력은 단일한 통합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보다, 각국의 체계를 연결할 수 있는 공통 규칙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순위는 데이터 라벨링과 메타데이터 표준화, 보안등급별 접근통제, AI 성능평가 기준, 인간의 최종 통제 절차를 조율하는 데 있다.
또한 AI가 제시한 권고가 국가별 교전규칙과 충돌하지 않도록 운용 개념과 책임체계를 사전에 정리해야 한다. 동맹 간 AI 협력은 기술 이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와 통치체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AI가 연합작전의 속도를 높이는 도구가 되려면 각국은 독자적인 개발을 계속하더라도 데이터와 시험평가, 책임 있는 사용 원칙에서는 공통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동아시아 안보에서 군사 AI의 경쟁력은 가장 정교한 모델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이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함께 작동하느냐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FAQ)
군사 AI 상호운용성이란 무엇인가요?
서로 다른 국가나 군의 AI 시스템이 공통된 데이터와 통신 규칙을 바탕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연합작전에서 일관되게 활용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미국·한국·일본의 군사 AI는 같은 시스템인가요?
아닙니다. 각국은 자국의 안보환경과 지휘체계에 맞춰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통합하기보다 데이터와 절차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AI가 서로 다른 전술을 권고하면 어떻게 되나요?
AI의 권고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인간 지휘관의 최종 판단 절차와 우선순위 규칙을 마련해야 합니다. AI는 결정을 대체하기보다 상황 분석과 선택지 제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 AI 상호운용성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인가요?
데이터 표준, 보안이 적용된 정보공유 체계, 공통 통신규격, 모델 성능평가 도구, 사이버 방어 기술이 핵심입니다. 특히 데이터의 출처와 신뢰도를 함께 전달하는 체계가 중요합니다.
나토는 군사 AI 상호운용성을 어떻게 높이고 있나요?
나토는 책임 있는 AI 원칙과 공통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고, 동맹국 간 시험·검증과 정보공유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상호운용성을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