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산업계가 미국 해군 프리깃 사업에 신중한 이유
일본 방산업계가 미국 해군의 차기 프리깃 사업 참여를 공식 철회한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이 해외 조선소에서 초기 함정을 건조한 뒤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하면서, 일본 업계에서는 사업성보다 투자 부담과 생산 여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핵심 후보로 거론되는 함정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수출형 모가미급 호위함이다. 그러나 미국 해군의 새 프리깃 사업은 아직 최종 사업자나 함정 설계가 확정된 단계가 아니며, 일본의 참여 역시 검토 대상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핀란드 모델’이 부담으로 작용
미 백악관은 2026년 8월 13일 발표한 조선산업 강화 메모에서 미국 해군 함정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외국 조선업체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구상에 따르면 외국 업체는 미국 조선소와 생산 기반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며, 초기 최대 2척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후속 함정은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
미국 해군과 백악관이 검토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은 미국 해안경비대의 중형 쇄빙선 사업을 참고한 방식이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함정 설계를 수출하는 사업이 아니라, 미국 조선소의 설비·인력·공급망 개선까지 부담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Naval News 보도에 따르면 일본 업계가 우려하는 지점은 투자 규모만이 아니다. 일본에서 건조되는 함정은 초기 물량에 그칠 가능성이 있고, 이후 생산이 미국으로 이전되면 일본 조선소가 얻는 직접적인 사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외 생산 일정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모가미급 및 개량형 06FFM 사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호주 해군의 일반목적 프리깃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2025년 8월 호주가 일본의 개량형 모가미급을 차기 일반목적 프리깃 후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일본은 기존 모가미급 12척을 건조해 왔으며, 2024회계연도 이후 개량형 06FFM 12척도 건조할 계획이다. 여기에 호주 함정의 설계·건조와 현지 생산 기반 구축이 더해지면서, 조선소의 인력과 생산 슬롯을 미국 사업에 추가로 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국 사업이 요구하는 기술지원, 현지 인력 파견, 생산관리 체계 구축, 공급망 투자까지 감안하면 일본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함정 한 척의 건조비를 넘어선다. 업계가 미국 사업의 기술 경쟁력보다 전체 사업 구조와 투자 회수 가능성을 먼저 따지는 이유다.
미국 프리깃 사업은 아직 경쟁 단계
USNI News는 2026년 9월 1일 보도에서 미국 해군이 일본의 수출형 모가미급, 한국의 충남급,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 함정을 새 프리깃 사업의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설계가 거론되고 있지만, 최종 선정이나 계약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번 검토는 지난해 말 취소된 컨스텔레이션급 FFG-62 사업 이후 미국 해군이 새로운 소형 수상전투함 확보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 해군은 구축함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의 임무까지 맡는 상황을 개선하고, 호위·대잠전·순찰 임무를 수행할 별도의 함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 의회에서는 외국 조선소에서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방안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 법안 논의가 남아 있는 만큼, 일본 기업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사업 조건과 미국 내 생산 전환 시점은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선택은 ‘철회’보다 사업성 재검토
현재 일본 방산업계의 움직임을 미국 해군 프리깃 계획의 공식 철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미국 측이 요구하는 투자와 생산 전환 조건을 검토하면서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에는 미국 사업을 통해 동맹국 시장을 확대하고 함정 수출 실적을 쌓을 기회가 있다. 반면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한 뒤 실제 건조 물량이 제한될 경우, 일본과 호주 사업에 필요한 생산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일본과 미국의 방산 협력 자체가 후퇴한 것은 아니다. 일본 방위성은 2026년 4월 열린 DICAS 2.0 회의에서 미·일 방산 공급망과 공동생산, 미 해군 함정의 일본 내 정비 협력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일본의 선택은 미국 사업 전체를 거부하기보다, 프리깃 수출과 미국 내 조선소 투자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참여할지를 조정하는 방향에 가까울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 번째 변수는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미국 내 투자 규모와 생산 전환 조건이다. 일본 기업이 부담할 투자 범위가 조선소 설비에 국한되는지, 인력 양성과 공급망 재편까지 포함하는지에 따라 사업 참여의 경제성이 달라진다.
두 번째는 미 의회의 승인과 미국 해군의 요구 수준이다. 일본의 모가미급이 미국 해군의 생존성·통신·무장·정비 기준을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는지, 미국 현지 생산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결국 일본 방산업계가 미국 프리깃 사업에서 완전히 물러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해상자위대 전력 증강과 호주 수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미국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대규모 직접 투자보다는 단계적 협력이나 제한된 생산 참여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FAQ)
일본 방산업계는 미국 해군 프리깃 사업에서 철수했나요?
공식 철수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일본 업계는 미국 내 조선소 투자와 생산 전환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사업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해군이 검토하는 일본 함정은 무엇인가요?
미국 해군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수출형 모가미급 호위함을 후보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충남급과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핀란드 모델’이란 무엇인가요?
외국 조선업체가 초기 함정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후속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입니다.
일본 기업이 미국 사업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함정 설계 수출뿐 아니라 미국 조선소의 설비·인력·공급망에 투자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과 호주에서 진행 중인 함정 사업과 인력·생산능력이 겹치는 점도 부담입니다.
일본과 미국의 방산 협력은 약화되고 있나요?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양국은 미사일 공동생산, 공급망 강화, 미 해군 함정 정비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리깃 사업에 대한 신중론과 동맹 차원의 방산 협력은 별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