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신고서 작성에 대해 알아볼까요
입국 신고서 작성에 대해 알아봅시다
여행의 설렘이 정점에 달하는 순간, 기내 승무원이 나눠주는 작은 종이 한 장은 때로 낯선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바로 ‘입국 신고서(Arrival Card)’입니다. 이 서류는 방문객이 해당 국가에 입국하는 목적과 신원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몇 가지 핵심 원칙만 이해하면 전 세계 어느 공항에서든 자신 있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PART 1: 전 세계 공통, 입국 신고서 작성의 5가지 황금률 (The Golden Rules)
국가마다 양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원칙은 동일합니다. 이 다섯 가지만 기억하면 어떤 서류를 받아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문 대문자로 작성하라 (Use BLOCK CAPITALS)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규칙입니다. 판독의 용이성을 위해 모든 정보는 영문 대문자(필기체가 아닌 정자체)로 또박또박 기재해야 합니다.
검은색 또는 파란색 펜을 사용하라 (Use Black or Blue Ink)
연필이나 유색 펜은 공식 문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기내에 탑승하기 전, 반드시 검은색이나 파란색 펜을 여권과 함께 챙기는 습관을 들이세요.
여권과 100% 동일하게 기재하라 (Match Your Passport)
이름(성/이름 순서), 생년월일, 여권 번호, 국적 등 모든 개인 정보는 소지한 여권의 정보란과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일치해야 합니다.
숙소 정보는 미리 준비하라 (Prepare Accommodation Details)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현지 체류 주소를 필수로 요구합니다. 이는 비상 연락 및 방문객 관리의 근거가 됩니다. 탑승 전, 첫날 머무를 호텔의 정확한 영문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스마트폰이나 수첩에 따로 메모해두세요.
정직하게, 빈칸 없이 작성하라 (Be Honest and Complete)
방문 목적(여행, 업무, 방문 등)이나 세관 신고(반입 금지 물품) 항목은 절대 거짓으로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빈칸을 두지 말고, 해당 사항이 없으면 ‘N/A’ (Not Applicable) 또는 ‘NONE’이라고 명확히 기재합니다.
PART 2: 항목별 상세 가이드: 입국 신고서
일반적인 입국 신고서에 포함되는 주요 항목과 작성 요령입니다.
PART 3: 주요 국가별 최신 트렌드 및 작성 예시
최근 많은 국가가 입국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종이 신고서가 사라지거나, 사전에 온라인으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1. 미국 (United States)
- 트렌드: 디지털화 및 키오스크(Kiosk)
- 상세: 과거 I-94(출입국 기록)는 전자화되어 항공 탑승 시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다만, **세관 신고서(CBP Form 6059B)**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 작성법:
- 기내에서 종이 세관 신고서를 나눠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공항 도착 후 APC 키오스크를 통해 디지털로 처리합니다.
- 가족 단위(동반 거주)의 경우 1장만 작성하면 됩니다.
- 핵심: 반입하는 식품, 1만 달러 이상의 현금 소지 여부 등을 정직하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ro-Tip: ‘Mobile Passport Control (MPC)’ 앱을 이용하면 미국/캐나다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전용 라인을 통해 더 빠르게 세관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 여권 소지자 사용 가능)
2. 일본 (Japan)
- 트렌드: ‘Visit Japan Web’을 통한 사전 등록 (필수 권장)
- 상세: 2024년 1월부터 입국 심사서와 세관 신고서가 통합되었습니다. 종이 카드도 존재하지만, 디지털 사전 등록이 압도적으로 빠르고 편리합니다.
- 작성법:
- 출국 전 ‘Visit Japan Web’ 사이트에 접속하여 여권 정보, 항공편, 숙소, 세관 신고 내역을 모두 입력합니다.
- 입력이 완료되면 입국 심사용 QR코드와 세관 신고용 QR코드가 각각 생성됩니다.
- 핵심: 공항 도착 후, 종이 서류 제출 없이 이 QR코드 두 개만 기계에 스캔하면 모든 절차가 끝납니다.
3. 호주 (Australia)
- 트렌드: 엄격한 검역을 위한 전통적 종이 카드 유지
- 상세: 호주는 **’입국 승객 카드(Incoming Passenger Card)’**를 여전히 사용하며, 특히 생물/검역 관련 신고(Biosecurity)를 매우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 작성법:
- 신고서 뒷면의 검역 관련 질문(음식물, 식물, 동물 제품 소지 여부)을 꼼꼼히 읽고 ‘YES’ 또는 ‘NO’에 정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 핵심: 고추장, 김, 라면 스프 등 가공식품이라도 ‘Food’ 항목에 ‘YES’로 신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고 후 검역관에게 보여주고 통과하는 것이, 미신고로 적발되어 막대한 벌금을 내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4. 영국 (United Kingdom)
- 트렌드: 입국 신고서 폐지 및 전자 게이트(eGates)
- 상세: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2019년부터 영국 입국 시 랜딩 카드(Landing Card) 작성이 전면 면제되었습니다.
- 작성법:
- 별도의 서류 작성 없이, 공항 도착 후 ‘eGates'(또는 ‘e-Passport gates’)로 바로 이동하여 여권을 스캔하고 안면 인식을 통해 입국합니다.
- 핵심: 가장 빠르고 간편한 입국 절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단, 12세 미만 아동 등 일부는 대면 심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5. 동남아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 트렌드: 국가별 상이 (종이 카드와 디지털화 혼용)
- 상세:
- 베트남: 2023년부로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 신고서 작성이 폐지되었습니다.
- 태국: 입국 신고서(TM.6)가 대부분 폐지되었으나, 일부 육로/해로 입국 시 또는 공항 상황에 따라 임시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 필리핀: ‘eTravel’ 시스템을 통해 출국 72시간 전부터 온라인으로 등록하고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PART 4: 피해야 할 사소한 실수와 전문가의 조언 (Common Pitfalls & Pro-Tips)
- 실수 1: 숙소 주소를 ‘모른다’고 적는 것“친구가 마중 나오기로 함” 또는 “공항에서 정할 예정” 등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불법 체류 의심을 살 수 있으므로, 최소 1박 이상의 예약된 숙소 정보를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 실수 2: 직업을 너무 장황하게 적는 것‘Assistant Manager of Marketing Department’처럼 길게 쓸 필요 없습니다. ‘Manager’ 또는 ‘Office Worker’면 충분합니다.
- 실수 3: 서명(Signature)란을 비워두는 것모든 작성이 끝나면 반드시 마지막 서명란에 여권과 동일한 서명을 해야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 Pro-Tip: 가족 여행 시 대표 작성미국, 호주 등 많은 국가는 한 주소에 거주하는 가족의 경우, 대표 1명(성인)이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단, 입국 신고서는 인원별로 작성해야 할 수 있음)
- Pro-Tip: 기내에서 미리 작성하기입국 신고서는 도착 직전이 아닌, 비행 중 여유 있을 때 미리 작성해 두세요. 공항에 내려서 허둥지둥 작성하다 보면 실수가 생기기 쉽습니다.
입국 신고서는 여행의 ‘공식적인 환영사’
입국 신고서는 낯선 땅에 “나, 아무 문제 없이 정당하게 방문했습니다”라고 알리는 첫인사입니다.
미리 준비한 펜과 정확한 숙소 정보, 그리고 정직하게 기입하는 태도만 있다면, 이 작은 종이는 더 이상 긴장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적인 환영사’가 될 것입니다.
자신 있게 작성하고, 당당하게 제출하십시오.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첫 페이지가 순조롭게 열릴 것입니다.
